여드름은 보통 사춘기에 나는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근래에는 25세 이후에 생기는 성인여드름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드름이 나기에 이를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피부과 약물치료나 시술로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특히 성인 여성이 여드름 증상으로 계속 고통받는다면 호르몬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대해 하이닥 한방과 상담의사 오유리 원장(쉬즈한의원)은 “한 번에 여러 개의 난포가 자라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난포 때문에 배란이 되지 않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가임기 전체 여성의 5~10% 정도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일상에 크게 지장을 주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질환이 있어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래의 3가지 기준 중 2가지 이상 충족하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고 진단한다.
1. 만성 무배란자궁이 배란을 유도하지 않아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다. △생리를 6개월 이상 하지 않는 무월경 상태 △40일 이상의 간격을 두는 생리 △2~3달에 한 번 하는 희발 월경 △한 달에 2번 이상 생리하는 빈발 월경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2. 생화학적 고 안드로겐 혈증안드로겐이란 남성호르몬을 의미한다. 고 안드로겐 혈증은 혈액검사를 진행하여 남성호르몬의 수치가 기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여드름이나 다모증 혹은 탈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3. 초음파 상 다낭성 난소의 소견배란은 난포가 1.5cm에서 2cm가량 커질 때, 난포가 터지며 진행된다. 그런데 다낭성 난소라면, 난포가 충분히 커지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배란이 일어나지 못한다.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면, 커진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10여 개의 작은 난포가 염주 모양을 한 것이 관찰된다.이 중 여드름으로 인한 문제는 안드로겐 수치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높은 남성호르몬 수치로 인해 피지선이 자극되어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피지 생성이 늘어나면서 여드름도 악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피부과에서 꾸준히 시술받는데도 불구하고 여드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산부인과에서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인한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해서 피임약을 처방하곤 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면 남성호르몬 수치와 생리주기를 인위적이지만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세대 피임약 성분 중 하나인 드로스피레논은 안드로겐 활성을 줄여 중증 여드름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라 완치하는 것이 어렵다. 피임약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기에, 복용을 중단하면 안드로겐 수치가 다시 상승해 여드름이 또 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한편, 약 50~70%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들에게는 비만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체중에서 2~5% 정도만 감소해도 대사와 생식기능이 현저히 호전돼 생리불순이나 여드름 증상이 나아진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원래 비만하거나, 급격하게 살이 찐 후 관련 증상이 나타난 경우 약을 복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과 식이 조절도 병행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오유리 원장 (쉬즈한의원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