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다. 전체 임신부의 5~10%에서 고혈압이 발생한다. 임신 중 발생한 고혈압은 발생 시기와 양상에 따라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1. 임신 중 만성 고혈압임신 이전 또는 임신 20주 이전에 이미 고혈압이 있거나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2. 임신성 고혈압 혈압이 정상이던 여성이 임신 20주 이후에 처음으로 고혈압으로 진단받았으나 단백뇨가 없는 경우
3. 전자간증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으로 처음 진단되고 동시에 단백뇨(24시간 요단백이 300mg 이상 또는 요단백/크레아티닌 비가 300mg/g 이상)가 동반된 경우
4. 만성 고혈압과 전자간증의 중첩 임신 전 만성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전자간증이 발병한 경우
임신 중 고혈압의 중등도는 혈압의 높이에 따라 분류한다. '경증'은 140~149/90~99mmhg 이상, '중등증'은 150~159/100~109mmhg 이상, '중증'은 160/110mmhg 이상이다. 임신부가 고혈압을 앓으면 태아와 임신부 모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모성사망의 원인 중 임신성 고혈압이 1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혈압이 150/95 mmhg 이상이면 분만 전후에 뇌졸중에 의한 입원 발생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고혈압인 임신부는 산부인과에 자주 방문하거나 입원해 혈압 상태를 평가하고 태아의 안녕을 검사해야 한다. 고혈압이 계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또는 단백뇨가 발생했을 때는 입원하는 것이 좋다.미국산부인과학회는 고혈압 임신부가 침상 안정과 휴식을 절대적으로 취하는 것을 권유하지 않는다. 개인에 맞는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즉, 안정적인 만성 고혈압이 있는 초기 임신부라면 활동을 줄이는 것의 이득이 적다. 하지만 임신 말에 전자간증으로 처음 진단됐으나 외래에서 추적관찰을 계획하는 임신부라면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약물치료는 경증 고혈압 임신부에게 추천되지 않는다. 다만, 경증이라도 항고혈압제 복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다고 여겨지는 환자는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40세 이상인 산모일 때, 당뇨, 흡연력,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등이다.혈압이 160/110mmhg 이상인 중증 고혈압이라면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는 메틸도파(methyldopa), 라베타롤(labetalol), 니페디핀(nifedipine) 성분을 1차 치료제로 권장한다. 단, 임신부가 기존에 복용하던 약의 종류와 부작용, 기형의 위험성을 고려해 약을 복용해야 한다. 베타차단제는 태아 성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임신 후반부에 사용한다. 이뇨제는 체액량 감소를 유발할 수 있어 사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를 복용하면 선천성 기형의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ace억제제나 안지오텐신차단제를 복용하는 여성이 임신을 계획한다면 다른 고혈압약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만삭 임신부일 때 고혈압이 진단되면, 분만을 지연시키지 않고 임신을 종결해야 한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리즈산부인과의원)은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을 종결해야 치료되는 질환이다. 즉, 분만하면 모든 증상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 후반기라면 빨리 분만을 진행하는 것으로 치료 방침을 정한다. 일례로, 태아 폐 성숙이 완성된 임신 38주라면 빨리 분만한다.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져 있어 유도분만이 가능하면 유도분만을 우선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 상태에 따라 유도분만 등의 질식분만을 할지, 제왕절개를 할지 결정되는 것.권소영 원장은 또 "만약 태아의 폐가 제대로 성숙되기 전인 임신 26주 상태에서 임신을 종결하면 태아의 안녕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며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해질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의 조언을 들으라"고 강조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 (리즈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