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이란 혈액 내의 적혈구 수가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했을 때 여성은 12g/dl, 남성은 13g/dl 미만일 때 빈혈로 진단한다. 헤모글로빈 또는 혈색소는 적혈구에서 철을 포함하는 붉은 색 단백질로, 산소를 몸의 각 기관에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빈혈은 원인과 종류가 다양한데, 이 가운데 여성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종류가 있다. 바로 ‘철 결핍성 빈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철 결핍성 빈혈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3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2020년에는 전체 환자 중 여성 환자가 79.2%를 차지했으며, 여성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았을 땐 40대 환자가 32.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철 결핍성 빈혈, 여성에게 더 많은 이유지속적인 출혈로 인해 철분이 과도하게 소실되거나 몸에 필요한 철의 양이 급증할 때, 또 철분 섭취량 자체가 적거나 그 흡수량이 적어지면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한다. 특히 월경량이 많은 여성의 경우 지속적인 출혈로 체내의 철분이 과하게 소실돼 철 결핍성 빈혈이 쉽게 나타난다. 또 임신 중인 여성은 태아와 태반을 형성하는데 많은 철분이 필요한데, 이때 충분히 보충해주지 않으면 빈혈이 발생한다.
철 결핍, 쉽게 넘기면 안된다체내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의 생산이 줄어드는데, 폐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지면 각 조직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피로감, 무기력, 어지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철 결핍성 빈혈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합병증 때문이다.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이런 증상을 보완하기 위해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는데, 이 현상이 지속되면 심장에 부담이 가해져 심장비대증, 심한 경우 심부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철 결핍은 임산부의 조기 분만, 저체중아 출산과 연관이 있다. 또 임신부의 철 결핍은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 결핍이 있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에 비해 철 결핍이 있을 확률이 6.57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철 결핍은 장기적으로 아기의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철분, 어떻게 먹어야 할까?철분이 풍부한 음식은 간, 고기, 조개류, 견과류, 달걀노른자, 콩류, 말린 과일, 시금치와 같은 녹색 잎채소 등이 있다. 그러나 식품을 통해 섭취한 철분은 약 10% 정도만 우리 몸에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땐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좋다. 비타민 c는 철분을 산화시켜 흡수력을 30% 가량 향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음식 섭취를 신경 쓰는데도 철분이 부족하다면 철분제를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한재혁 원장(연세라파의원)은 “철분제는 제대로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올바른 복용법을 설명했다. 철분제는 공복 시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고, 커피나 우유 등은 같이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만일 속쓰림으로 인해 공복에 복용이 힘들다면 식사 도중 또는 식후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재혁 원장은 철분제를 먹으면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증상 호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꾸준히 복용할 것을 조언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한재혁 원장 (연세라파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